대형 항공기의 몰락
보잉 747에 이어 에어버스 380 기종도 은퇴의 기로에 놓였다. 비행기 탑승객의 숫자는 날로 늘어가지만 오히려 대형 항공기는 인기가 없어지는 추세다. 2022년 마지막 보잉 747이 은퇴한 이후 세계에서 가장 큰 항공기의 명맥을 이어오던 에어버스 380도 재활용 방안을 찾는 신세가 되었다.
보잉 747에 비해 비교적 신형 기종인 에어버스 380은 20여년 전에 서비스를 시작했다. 승객들은 대형 항공기의 출현을 반겼지만 항공사는 A380의 운항 시작부터 파산의 길로 접어들었다. 4개의 엔진이 달린 A380은 항공사가 운영하기에는 너무 커서 비용이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연이어 등장한 연료 효율이 좋은 트윈 엔진 제트기에 의해 에어버스 380의 인기가 빠르게 사그라 들었다. 2005년 처음 생산을 시작한 이후 에어버스는 원래 계획했던 것 보다 훨씬 적은 251대의 A380만 제작했고2021년 후반 결국 생산을 종료하고야 말았다.
일반적인 상업용 항공기는 폐기되기까지 통상 25년 정도 운항할것으로 예상되지만 이 일반적인 사이클보다 훨씬 빠르게 단종된 A380은 전문가마저도 "재활용 되는 항공기중 가장 젊은 항공기"라 말했다.
에어버스가 일정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항공기 재활용 경험이 풍부한 Tarmac Aerosave사에서는 이미 6대의 A380의 해체 및 재활용 작업을 진행했고 현재 7차 작업을 진행 중이며 오는 3월에 그 작업이 마무리 될 예정이다.
그렇다면 항공기 재활용은 어떻게 하는 것일까?
항공기 재활용은 가정에서 분리수거를 하듯이 다양한 부품을 재사용하고 수명을 연장시키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래서 첫번째 단계는 다른 항공기에서 재사용 가능한 부품을 먼저 추려내는 작업이다. 재사용 가능한 부품에는 엔진, 랜딩기어 및 통신 또는 네비게이션과 같은 작업을 수행하는 일부 항공 전자 부품 등이 포함된다.
이밖에 부품은 아직 운항중인 A380의 예비 부품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학교나 교육 시설에 제공하여 학생들이 실제 부품을 보고 교육 받을 수 있도록 하기도 한다. 이렇게 쓸만한 부품을 추려내고 나면 다음 단계는 폐기물 관리 단계이다.
폐기물 관리 단계에서는 알루미늄, 티타늄, 구리 등 다양한 재료를 모두 분리해서 적절한 리사이클 채널에 제공하여 새로운 제품에 재 사용 될 수 있도록 한다. 알루미늄만 120톤에 달할 정도로 A380의 거대한 크기로인해 폐기물 분류에만 몇 달이 걸릴정도이고 일일이 작업해야 하기에 특히나 어려운 단계이다.
항공기를 재활용하는 업체는 "마지막 나사까지 재활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히며 특정 기준은 없지만 중량을 기준으로 항공기의 90%이상을 회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항공기 재활용에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며 항공기의 크기와 제거해야하는 부품 숫자에 달려있다고 한다.
리사이클링 말고 업사이클링?
항공기를 재활용(리사이클)하는 방법 외에도 디자인과 활용성을 더하여 가치를 높이는 업사이클링을 한 사례도 있다. 얼마 전 에어버스는 예전에 에미레이트 항공에서 운항했던 A380의 부품 수백개를 경매에 부쳐 자선 기금을 마련했다고 한다.
이 자선 행사는 항공기 애호가들에게 안전벨트, 난간, 출구표지판, 램프, 커튼 등 작은 품목부터 전체 좌석 열, 계단, 음료카트 및 엔진 부품 등 부피가 큰 부품에 이르기까지 항공기의 거의 모든 부분을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누가 살까? 싶기도 했지만 호화로운 에미레이트 항공기의 상징 중 하나인 풀 비지니스 캐빈 바가 약 50,000달러에 판매되었다고 하니 확실히 업사이클링에 성공했다고 보여진다.
A380, 수명 연장의 가능성이 보인다.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항공사들이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 대형 항공기는 애물단지나 마찬가지였다. 그런 측면에서 몰락의 길로 내몰린듯 보였던 A380등의 슈퍼 점보기가 일부 항공사에서는 다시 운항 재개 되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한다. 최근에는 호주의 콴타스 항공에서 2년 동안 운항하지 않았던 A380을 다시 운항 재개 했다.
에티하드 항공과 루프트 한자 항공도 2023년 초 휴면중인 A380의 운항 재개가 예상된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미루어보아 해체된 A380의 부품이 예비 부품 시장에서 중요한 아이템이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아직 운항 중인 A380의 운항을 해체된 항공기 부품이 계속 도울 수 있다면 이는 A380의 운항이 연장되어 단종이라는 막다른 지점까지 가게 되는 것을 최대한 지연시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전문가들은 슈퍼 점보기의 몰락을 아쉬워하며 특히나 A380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독특한 항공기로 이를 대체 할만 한 항공기가 없으니 계속 수명이 연장 될 것으로 내다 보고있다.
항공사에 재직하면서 소프트웨어적인 부분만이 아닌 하드웨어적인 요소도 늘 관심이 있어서 A380기종의 해체에 대한 기사가 눈에 띄어 정리하는 포스팅을 해보았다. A380은 타본 적 없지만 보잉747 기종은 많이 이용했었다.
그 때마다 대형 항공기의 안락함과 이 착륙시 안정감에 항공기를 이용할 때 느끼는 공포가 조금은 덜 했었는데 대형 항공기가 경제적인 이유로 단종되고 운항 중단되는 걸 보면서 항공사 직원으로서 머리로는 이해를 했으나 마음 한켠으로는 무척 아쉬웠었다.
A 380 만큼은 다시 되살아나고 있는 항공 수요를 바탕으로 운항 중단 되지 않고 조금 더 길게 운영 되기를 바라며 포스팅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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